9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랑 2년 전부터 결혼 얘기 오가다가 가치관 차이 때문에 결혼은 안 하는 걸로 결론 났었거든요. 사실 가치관도 그렇지만, 솔직히 제일 걱정됐던 건 여자친구 집안 문제였어요.
여친네 집이 돈 관련해서 자주 저희한테 손을 벌리는 편이었어요. 5년 전부터 천만 원 단위로 집에서 돈 빌려달라고 해서 거의 계속 갚았다 빌렸다 하다가 얼마 전에는 2천만 원까지 빌려줬거든요. 여친 말로는 아버지가 적금 깨기 싫어서 그런 거라는데, 결혼하면 바로 돌려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. 앞으로는 이럴 일 없을 거라고 하는데 솔직히 좀 걱정됐어요.
게다가 어머니도 소비가 좀 있는 편이고, 경제관념이 부족해 보여서 그 부분도 신경 쓰였죠. 집에 강아지 키우는데, 비용 문제로 회비 걷자고 여친이 제안했더니 돈 없다고 거절하시면서 정작 해외여행은 매년 2-3번 가시고... (강아지는 여친이 데려온 게 아니에요)
어제 마지막으로 결혼 얘기 나눴는데, 저는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컸거든요. 근데 여친은 이번엔 진짜 결혼하자고, 다 맞춰보겠다고 하더라고요. 그래서 저는 집안 얘기를 꺼냈는데, 여친이 엄청 울면서 안 하겠다고 해서 저도 마음이 복잡해졌어요. 집안 문제로 계속 얘기 꺼내는 게 자존심 상하고 상처였다고 하더라고요…
여자친구는 진짜 너무 좋고 한데, 앞으로 이런 경제적인 부분이 정말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. 혹시 저만 이런 고민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... 이런 상황에서 결혼 결심했던 분들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.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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